구매 실무 용어 50선, 그리고 용어집이 필요한 이유
같은 회사 안에서도 "발주"라는 말이 부서마다 다른 뜻으로 쓰입니다. 현업은 구매요청을 올린 걸 발주라 부르고, 구매팀은 공급사에 주문서를 보낸 시점을 발주라 부르죠. 이 차이 하나 때문에 납기 계산이 며칠씩 어긋납니다.
용어집은 신입 교육 자료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는 반대입니다. 용어가 흔들리면 가장 크게 손해 보는 쪽은 여러 부서를 조율해야 하는 구매팀장이기 때문입니다.
구매 용어집이 필요한 세 가지 이유
상황 | 용어가 흔들릴 때 | 용어가 정해져 있을 때 |
|---|---|---|
신입 온보딩 | 선임에게 같은 질문이 반복해서 들어옵니다 | 문서를 먼저 보고 막힌 것만 물어봅니다 |
부서 간 협의 | "그건 그 뜻이 아닌데요"로 회의가 되돌아갑니다 | 논의가 조건과 숫자에서 시작됩니다 |
담당자 교체 | 전임자의 표현이 후임자에게 해석되지 않습니다 | 인수인계 문서가 그대로 읽힙니다 |
특히 플랜트나 엔지니어링처럼 수주 단위로 사양이 달라지는 회사에서는 용어 혼선의 비용이 큽니다. 프로젝트마다 조건이 다른데 그 조건을 부르는 이름까지 다르면, 지난 건과 비교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해지고요.
용어집은 표준화 과제가 아니라 소통 비용을 줄이는 도구입니다. 이 관점에서 아래 50개를 골랐습니다. 자주 쓰이면서도 부서마다 다르게 이해되기 쉬운 것들입니다.
구매 용어 50선
구매 전략과 조직
용어 | 설명 |
|---|---|
구매(Purchasing)와 조달(Procurement) | 구매는 필요한 물품을 사는 거래 행위 자체를 가리킵니다. 조달은 무엇을 살지 정하고 공급사를 고르고 계약을 관리하는 과정 전체를 포함하는 더 넓은 말입니다 |
전략 소싱(Strategic Sourcing) | 건별 최저가 대신 품목군의 총비용과 공급 안정성을 기준으로 공급처를 정하는 방식 |
카테고리 매니지먼트(Category Management) | 성격이 비슷한 품목을 하나의 군으로 묶어 군 단위로 전략을 세우는 방법입니다. 원자재와 외주 가공처럼 시장 구조가 전혀 다른 품목을 같은 잣대로 관리하지 않기 위한 접근입니다 |
지출 분석(Spend Analysis) | 무엇을 어디서 얼마에 얼마나 샀는지 데이터로 집계하는 작업입니다. 같은 품목을 여러 부서가 서로 다른 가격에 사고 있는지 확인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
최고구매책임자(CPO) | 구매 조직 전체의 전략과 성과를 책임지는 임원 |
공급시장 분석(Supply Market Analysis) | 특정 품목의 공급사 수, 가격 변동 요인, 진입 장벽 등을 조사하는 활동 |
공급자 관계 관리(SRM) | 주요 공급사를 등급으로 나눠 관계의 깊이를 다르게 관리하는 체계 |
구매 규정(Procurement Policy) | 금액 구간별 결재 권한, 입찰 요건, 수의계약 허용 범위를 정해둔 사내 기준 |
소싱과 공급사 선정
용어 | 설명 |
|---|---|
정보요청서(RFI) | 시장에 어떤 공급사가 있는지 파악하려고 보내는 사전 정보 요청 |
제안요청서(RFP) |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해결 방안과 가격을 함께 제안받는 문서 |
견적요청서(RFQ) | 사양이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가격과 납기만 받아보는 문서입니다. 사양이 아직 유동적인데 RFQ부터 보내면 받아온 견적을 나란히 비교하는 일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입찰(Tender) | 복수 공급사에 같은 조건을 제시하고 경쟁시켜 계약 상대를 정하는 절차 |
사전적격심사(PQ) | 입찰 참여 전에 재무, 기술, 실적 요건을 갖췄는지 먼저 거르는 단계 |
승인공급자목록(AVL) | 심사를 통과해 거래가 허용된 공급사 명단입니다. 목록에 없는 업체와 급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빈도는 그 회사의 구매 관리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도 합니다 |
공급사 실사(Supplier Audit) | 공급사 현장을 방문해 생산 능력과 품질 체계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 |
단일 소싱(Single Sourcing)과 독점 소싱(Sole Sourcing) | 단일 소싱은 대안이 있는데도 한 곳만 쓰기로 정한 상태입니다. 독점 소싱은 기술이나 특허 때문에 그 공급사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상태고요 |
복수 소싱(Multiple Sourcing) | 같은 품목을 둘 이상의 공급사에 나눠 발주하는 방식 |
공급사 평가(Supplier Evaluation) | 품질, 납기, 가격, 대응 속도를 주기적으로 점수화하는 작업 |
계약과 가격
아래 계약 유형은 국가계약법과 조달청 기준을 따릅니다. 민간 거래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쓰이지만, 세부 조건은 회사 규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용어 | 설명 |
|---|---|
총액계약 | 계약 목적물 전체를 하나의 총액으로 묶어 체결하는 계약 |
단가계약 | 일정 기간 반복 공급이 필요할 때 단가만 미리 정해두는 계약입니다. 수량은 그때그때 발주로 확정하는 구조라, 소요가 들쭉날쭉한 자재에 주로 씁니다 |
확정계약 | 계약 금액을 미리 확정해 체결하는 일반적인 방식 |
개산계약 | 금액을 미리 정하기 어려울 때 개산가격으로 먼저 체결하는 계약입니다. 시제품 제조나 연구 용역처럼 착수 시점에 원가를 알 수 없는 경우에 적용합니다 |
사후원가검토 조건부계약 | 일부 비목의 금액을 사전에 정할 수 없어 사후에 원가를 검토하기로 하고 체결하는 계약 |
단독계약과 공동계약 | 계약 상대자를 한 곳으로 하느냐, 둘 이상으로 하느냐의 구분 |
기본거래계약(Master Agreement) | 개별 발주마다 반복되는 조건을 미리 한 번에 합의해두는 상위 계약입니다. 이후 발주는 이 계약의 조건을 따르고 수량과 납기만 그때 정합니다 |
콜오프(Call-off) | 기본거래계약이나 단가계약을 근거로 필요한 만큼 꺼내 쓰듯 발주하는 행위입니다. 매번 계약을 새로 맺지 않아도 되는 대신, 누적 물량 관리가 느슨해지기 쉽습니다 |
가격조정 조항(Price Escalation Clause) | 원자재 시세나 환율이 일정 폭 이상 움직일 때 계약 단가를 다시 정하기로 한 약정 |
하자보증기간(Warranty Period) | 납품 후 결함이 발견됐을 때 공급사가 무상으로 책임지는 기간 |
원가와 비용
용어 | 설명 |
|---|---|
총소유비용(TCO) | 구매가에 운송, 설치, 운영, 유지보수, 폐기 비용까지 더한 총비용입니다. 사용 기간이 긴 설비는 구매가 차이를 운영비 차이가 뒤집는 경우가 많습니다 |
원가 분해(Cost Breakdown) | 공급사 견적을 재료비, 가공비, 관리비, 이윤으로 나눠 들여다보는 작업 |
목표원가(Target Costing) |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가격에서 목표 이익을 뺀 값을 원가 상한으로 삼는 방식 |
가치분석·가치공학(VA/VE) | 기능은 유지하면서 원가를 낮출 방법을 설계 단계부터 찾는 활동 |
절감액(Savings) | 구매 활동으로 줄인 비용입니다. 실제 지출이 줄어든 경우와, 오를 가격을 덜 오르게 막은 경우를 구분하지 않으면 보고 숫자가 실제보다 부풀려집니다 |
예정가격 | 입찰이나 계약 전에 발주자가 내부적으로 정해두는 기준 금액 |
최적가치(Best Value) | 가격만이 아니라 품질, 납기, 리스크를 함께 따져 가장 유리한 조건을 고르는 판단 기준 |
발주와 납기, 재고
용어 | 설명 |
|---|---|
구매요청(PR) | 현업 부서가 구매팀에 필요 품목과 수량을 요청하는 내부 문서 |
발주서(PO) | 구매팀이 공급사에 정식으로 주문을 내는 문서입니다. 구매요청은 사내 요청이고 발주서는 공급사와 맺은 약속이라, 둘을 같은 말로 쓰면 지연이 생겼을 때 책임 소재가 흐려집니다 |
삼자대조(Three-way Match) | 발주서, 입고 내역, 세금계산서 세 가지가 서로 맞는지 확인한 뒤 대금을 지급하는 절차입니다. 수량이나 단가가 어긋난 청구를 걸러내는 마지막 관문입니다 |
리드타임(Lead Time) | 발주한 시점부터 실제 입고까지 걸리는 기간 |
발주점(ROP) | 재고가 이 수량까지 떨어지면 발주를 넣기로 정해둔 기준선 |
안전재고(Safety Stock) | 수요나 납기가 예상을 벗어날 때를 대비해 늘 남겨두는 여유 재고 |
최소발주수량(MOQ) | 공급사가 한 번에 받아주는 최소 주문 수량 |
납기준수율(OTD) | 약속한 날짜에 들어온 납품의 비율 |
인코텀즈(Incoterms) | 국제 거래에서 운송비와 위험을 파는 쪽과 사는 쪽 중 누가 어디까지 지는지 정한 국제 규칙입니다. 세 글자 조건으로 표기하며, 조건이 바뀌면 같은 단가라도 실제 부담이 달라집니다 |
품질과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용어 | 설명 |
|---|---|
수입검사(IQC) | 입고된 자재가 사양에 맞는지 생산 투입 전에 확인하는 검사 |
부적합보고서(NCR) | 검사에서 기준을 벗어난 항목을 기록해 공급사에 통보하는 문서 |
시정조치요구(CAR) | 부적합의 원인을 찾아 재발을 막는 조치를 공급사에 요구하는 절차 |
공급 리스크(Supply Risk) | 공급 중단, 품질 불량, 가격 급등처럼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위험 요인 |
이해상충(Conflict of Interest) | 담당자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공정한 공급사 선정을 흔들 수 있는 상황 |
지속가능 조달(Sustainable Procurement) | 가격과 품질만이 아니라 환경, 노동, 윤리 기준까지 공급사 선정에 반영하는 방식 |
용어집을 만든 뒤에 벌어지는 일
대부분의 용어집은 만들어진 다음 주부터 열리지 않습니다. 공유 폴더 어딘가에 있다는 건 다들 아는데, 굳이 찾아 들어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디에 둘 것인가"보다 "언제 마주치게 할 것인가"를 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기존 절차에 끼워 넣으면 따로 찾아볼 필요는 없어지고 업무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시점 | 시스템에 반영하는 방법 |
|---|---|
신입 배치 첫 주 | 용어 20개를 골라 온보딩 체크리스트 항목으로 넣습니다 |
신규 공급사 등록 | 등록 양식의 항목명을 용어집 표기와 같게 맞춥니다 |
계약 검토 | 검토 체크리스트에 계약 유형 용어를 그대로 씁니다 |
분기 리뷰 | 그 분기에 혼선이 있었던 표현을 한두 개씩 추가합니다 |
마지막 줄이 핵심입니다. 한 번에 완성하려 들면 오래 걸리고, 완성된 뒤에는 고치기 어려워지거든요. 20개로 시작해 분기마다 몇 개씩 붙이는 쪽이 실제로 살아남습니다.
점검할 항목은 네 가지 정도입니다.
우리 회사에서만 쓰는 약어와 사내 조어가 포함돼 있는가
같은 개념을 부르는 표현이 두 개 이상이면 어느 쪽을 쓸지 정해뒀는가
용어마다 실제 우리 문서에서 가져온 예시가 붙어 있는가
누가 언제 갱신하는지 담당이 정해져 있는가
정리
용어집은 정의를 모아둔 문서가 아니라, 같은 말을 같은 뜻으로 쓰자는 합의입니다. 합의가 문서로만 남고 업무 흐름에 들어가지 않으면 반년 뒤에는 다시 부서마다 다른 말을 쓰게 되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그 정의를 읽게 만드는 단계가 나옵니다. 어떤 조건에서 그 작업이 필요해지는지는 AI가 "우리 회사" 업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에 정리해 두었고, 자동화보다 지식 정리가 먼저여야 하는 이유는 구매 업무 28%는 자동화됩니다, 문제는 나머지 72%입니다에서 다뤘습니다.
YRP 유링파워는 견적서, 발주서, 거래명세서처럼 업체마다 양식이 다른 문서를 AI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일을 합니다. 용어와 항목명이 정리돼 있을수록 그 변환이 정확해지고요.
구매팀의 디지털 전환에 참고할 만한 사례와 자료를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YRP 유링파워의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구매와 조달은 어떻게 다른가요?
구매는 필요한 물품을 사는 거래 행위를 가리키고, 조달은 무엇을 살지 정하는 단계부터 공급사 선정과 계약 관리까지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입니다. 실무에서는 두 단어를 섞어 쓰는 경우가 많지만, 조직 이름이나 규정 문서에서는 구분해 쓰는 편이 혼선이 적습니다.
Q. RFI, RFP, RFQ는 언제 각각 쓰나요?
시장에 어떤 공급사가 있는지 먼저 알아볼 때는 RFI, 요구사항만 정해져 있고 해결 방안까지 제안받아야 할 때는 RFP, 사양이 확정돼 가격과 납기만 받으면 될 때는 RFQ를 씁니다. 사양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RFQ를 보내면 견적끼리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Q. 단가계약과 총액계약 중 무엇을 골라야 하나요?
수량과 범위가 처음부터 확정돼 있으면 총액계약, 일정 기간 반복해서 사야 하는데 수량이 유동적이면 단가계약이 맞습니다. 단가계약은 발주가 쌓이면서 실제 총액이 예상을 넘기기 쉬우므로 누적 물량을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Q. 구매 용어집은 몇 개부터 시작하는 게 좋나요?
처음부터 50개를 다 채우기보다 부서 간 혼선이 실제로 있었던 20개 정도로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분기마다 몇 개씩 추가하는 방식이 완성본을 한 번에 만드는 방식보다 오래 유지됩니다.
Q. 용어집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보지 않습니다.
별도 문서로 두면 찾아 들어갈 이유가 생기지 않습니다. 온보딩 체크리스트, 공급사 등록 양식, 계약 검토 체크리스트처럼 이미 쓰고 있는 절차의 항목명을 용어집 표기와 맞추면 따로 열어볼 필요가 없어집니다.
더 깊이 보려면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https://www.la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