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발주서를 쓰고 있다면, 수요예측이 문제가 아닙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전날 생산실적과 재고부터 확인하고 계시지 않나요? 매일 그날 필요한 자재를 추려 발주서를 쓰고, 오후에 입고되면 다음 날 아침 같은 일을 다시 시작해야하는 일에 피로감을 느끼는 구매팀 실무자들이 많습니다.
품목이 많으면 매일 반복되는 발주 작업에 오전 업무 시간을 통채로 할애해야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하루라도 건너뛰면 라인이 서기 때문에 자리를 비우기도 어렵습니다.

당일 발주란 그날 필요한 수량을 그날 아침에 주문해 당일이나 다음 날 받는 방식을 말합니다. 소요량 예측이 어렵고 보관 공간이 부족한 다품종 소량 부자재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보통 여기서 수요예측 정확도를 올려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봅니다. 하지만 교과서적인 접근이 실무에서 항상 답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판매계획과 생산계획을 끌어와 소요량을 뽑아보는데, 품목이 많고 사양이 자주 바뀌면 그 숫자가 잘 맞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면 자포자기하고 다시 당일 발주를 매일 반복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예측 정확도를 올리는 것보다 발주 방식을 바꾸는 편이 빠릅니다.
매일 발주가 만드는 비용
글로벌 IT 리서치·자문 기업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구매 인력이 쓰는 시간의 평균 약 28%가 입찰 진행이나 발주 관리 같은 거래성 소싱 활동에 들어갑니다. 매일 아침 발주서를 쓰는 일이 정확히 이런 업무에 해당하죠.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구매 업무의 28%는 AI로 자동화됩니다, 문제는 나머지 72%입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처가 스무 곳이고 매일 각각에 발주를 낸다면 하루 스무 건의 발주를 해야합니다. 한 건을 처리하는 데 10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세 시간이 넘고, 여기에 승인 대기와 입고 확인, 전표 처리까지 더하면 구매 담당자가 당일 발주에 쓰는 시간은 더 늘어납니다.
표 1. 매일 발주의 비용
눈에 보이는 비용 |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 |
|---|---|
발주서 작성과 승인 처리 시간 | 소량으로 쪼개져 최소발주수량을 못 채움 |
입고 확인과 전표 처리 | 매번 단건이라 단가 협상 여지가 줄어듦 |
거래처 응대와 독촉 | 소량 다회 배송으로 운송비가 단가에 얹힘 |
긴급 발주 건의 별도 승인 | 발주 이력이 사람에게만 쌓임 |
입고 지연 시 라인 대응 |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기 어려움 |
눈에 보이는 업무보다 더 큰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입니다. 매일 조금씩 사면 한 번에 사는 것보다 단가가 불리해지는데, 그 차이는 전표 어디에도 찍히지 않죠. 바꿔 말하면 당일 발주를 줄였을 때 전표에 찍히지 않던 비용까지 함께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또한 실무자의 업무 부담과 시스템화 되지 않은 개별 발주건의 문제도 있습니다. 완충이 없는 상태로 매일 돌아가다 보니, 작은 차질에도 사람이 붙어야 하고 그 대응 방식이 담당자에게만 남습니다.
창고가 좁다는 이유부터 보겠습니다
매일 발주하는 회사는 대개 두 가지 이유를 듭니다. 소요량 예측이 안 되고, 창고가 좁아 쌓아둘 수 없다는 것입니다. 후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창고가 좁다는 것은 한 번에 많이 받을 수 없다는 뜻이지, 한 번에 많이 계약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매일 해야 하는 것은 입고이지 발주가 아닙니다. 단가와 조건을 미리 정해 계약을 한 번 맺어두고 납품만 쪼개면, 창고 제약은 그대로 두면서 발주 건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 바꾸면 |
|---|---|
매일 발주 후 매일 입고 | 분기 1회 계약 후 매일 입고 |
매번 단가 확인과 승인 | 계약 단가로 자동 처리 |
수량을 매번 판단 | 정해둔 기준으로 꺼내 씀 |
이 구조를 단가계약과 콜오프라고 부릅니다. 단가계약은 일정 기간 단가만 미리 정해두는 계약이고, 콜오프는 그 계약을 근거로 필요한 만큼 꺼내 쓰듯 발주하는 행위입니다. 두 용어를 포함해 이 글에 나오는 계약 용어는 구매 실무 용어 50선에 정의를 정리해 두었습니다.
예측이 안 되는 품목은 예측하지 않습니다
이제 첫 번째 이유인 소요량 예측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계약을 묶어도 매일 수량은 정해야 하니, 예측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품목에 같은 수준의 예측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품목마다 맞는 방식이 다르고, 어떤 품목은 예측하지 않아도 굴러갑니다.
다품종 소량으로 들어오는 부자재라도 품목마다 성격이 갈립니다. 매달 비슷한 양이 나가는 포장재가 있고, 수주에 따라 들쭉날쭉한 전용 부품이 있고, 쓰다 보면 없어지는 소모성 공구가 있습니다.
기준은 두 가지면 충분합니다. 소요량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가, 그리고 연간 금액이 큰가입니다.
표 2. 품목 분류
구분 | 예측이 어려움 | 예측이 가능함 |
|---|---|---|
연간 금액이 큼 | 단가계약과 콜오프 | 발주점과 안전재고 |
연간 금액이 작음 | 정기 일괄발주 | 정기 일괄발주 |
왼쪽 위가 매일 발주의 주범입니다. 금액이 커서 쌓아두기 부담스럽고 예측도 안 되니 그날그날 넣게 됩니다. 여기에 단가계약을 붙이면 계약 텀은 길어지고, 매일 하는 일은 수량을 적어 콜오프를 내는 것으로 줄어듭니다.
오른쪽 위는 예측이 되는 품목입니다. 재고가 정해둔 수량까지 떨어지면 발주를 넣는 발주점 방식이 맞습니다. 판단이 필요 없어지므로 담당자가 바뀌어도 같은 시점에 발주가 나갑니다. 재고 수량이 시스템에 잡혀 있다면 발주 시점을 알림으로 받아보는 것까지 가능합니다.
아래 두 칸은 금액이 작은 품목입니다. 예측 여부와 관계없이 주 1회나 월 1회처럼 날짜를 정해 몰아서 발주하면 됩니다. 금액이 작으니 조금 더 사두거나 조금 모자라도 손해가 크지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보셔야 합니다. 금액이 작아도 부피가 크면 쌓아둘 수 없습니다. 금액이 작으면서 부피도 작은 품목을 먼저 골라 일주일치 정도를 두면, 창고 부담은 거의 없는데 발주 건수는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 칸에 들어가는 품목이 보통 가장 많습니다. 품목 수로는 대부분인데 금액으로는 일부라, 여기만 묶어도 효과가 큽니다.
바꾸기 전에 확인할 것
분류를 하려면 숫자가 필요합니다. 아래 여섯 가지를 품목별로 모아서 살펴보세요.
모을 것 | 어디서 | 쓰는 곳 |
|---|---|---|
지난 12개월 발주 건수 | 발주 이력 | 어느 품목이 건수를 만드는지 |
지난 12개월 발주 금액 | 발주 이력 | 금액 축 분류 |
긴급 발주 건수 | 발주 이력 | 가장 손이 많이 가는 품목 추리기 |
월별 소요량 편차 | 생산실적과 입고 내역 | 예측 가능성 축 분류 |
보관 부피 | 품목 정보 또는 현장 확인 | 쌓아둘 수 있는지 판단 |
거래처별 최소발주수량 | 계약서 또는 견적서 | 묶어 살 때의 하한 |
월별 소요량 편차가 가장 손이 많이 갑니다. 얼마나 들쭉날쭉했는지 보려면 지난 실적이 품목 단위로 정리돼 있어야 하는데, 입고는 거래처별로 묶여 있고 생산 소모는 공정별로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소발주수량도 흩어져 있기 쉽습니다. 대개 계약서보다 견적서 하단이나 담당자 메일에 적혀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손댈지
전체를 한 번에 분류하려 하면 시작이 늦어집니다. 긴급 발주가 가장 많이 나간 상위 품목부터 뽑아보시면 됩니다. 그중 부피가 작은 것들은 애초에 재고를 조금 가지고 가야 할 품목이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소모성 자재는 금액 비중이 크지 않으니 창고 한 칸만 내주면 됩니다. 일주일치가 쌓여 있는 것만으로 아침마다 챙기던 품목이 목록에서 빠집니다.
금액이 큰 품목은 그다음입니다. 거래처와 단가계약을 협의하는 단계라 시간이 걸리는데, 물량을 묶어주는 대신 조건을 조정할 여지가 생깁니다.
바꾼 품목은 두세 달 지켜본 뒤 기준 수량을 조정하시면 됩니다. 처음부터 맞추려 하면 재고가 남거나 모자라는데, 한두 번 겪어봐야 적정선이 잡힙니다.
기준 수량이 자리를 잡으면 그다음이 발주 자동화입니다. 품목마다 언제 얼마를 낼지가 정해져 있어야 시스템에 맡길 수 있고, 그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도구부터 들이면 결국 사람이 다시 판단하게 됩니다.
정리
매일 발주가 이어지는 이유는 예측을 못 해서가 아니라, 모든 품목을 같은 방식으로 사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품목을 나누고 각각에 맞는 방식을 붙이면 건수는 줄어듭니다.
다만 나누려면 지난 실적이 품목 단위로 정리돼 있어야 합니다. 저희가 제조 기업의 구매 업무를 함께 정리하면서 보니, 분류 자체보다 그 자료를 모으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발주서와 입고 내역은 업체마다 양식이 다르고, 최소발주수량 같은 조건은 문서보다 담당자에게 남아 있습니다. YRP 유링파워는 이런 문서를 AI가 읽을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는 서비스입니다.
매일 쓰는 발주서를 줄이려면, 그 발주가 어떤 품목에서 나오고 있는지부터 집계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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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매일 발주를 넣는 이유는 보통 무엇인가요?
소요량 예측이 어렵고 창고 공간이 부족한 두 가지가 주로 꼽힙니다. 다만 창고가 좁다는 것은 한 번에 많이 받을 수 없다는 뜻이지 한 번에 많이 계약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므로, 계약을 묶고 납품을 쪼개는 방식으로 발주 건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Q. 수요예측 정확도를 올리면 해결되나요?
품목이 수백 종이고 사양이 자주 바뀌는 환경에서는 예측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예측이 어려운 품목은 예측을 포기하고 단가계약과 콜오프처럼 판단이 적게 드는 방식으로 바꾸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단가계약과 콜오프는 무엇인가요?
단가계약은 일정 기간 반복 공급이 필요할 때 단가만 미리 정해두는 계약이고, 콜오프는 그 계약을 근거로 필요한 만큼 꺼내 쓰듯 발주하는 행위입니다. 계약은 한 번 맺고 발주는 수량만 적어 내므로 매번 단가를 확인하고 승인받는 과정이 줄어듭니다.
Q. 품목은 어떤 기준으로 나누나요?
소요량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지와 연간 금액이 큰지 두 가지 축이면 충분합니다. 금액이 크고 예측이 어려우면 단가계약, 금액이 크고 예측이 가능하면 발주점과 안전재고, 금액이 작으면 예측 여부와 관계없이 정기 일괄발주가 맞습니다.
Q. 어디서부터 바꾸는 것이 좋나요?
긴급 발주가 자주 나가는 품목 중에서 금액이 작고 부피도 작은 것부터 추리면 됩니다. 일주일치 정도 재고를 두는 것만으로 발주 목록에서 빠지고, 잘못 묶었을 때의 위험도 작아 기준을 다듬어가며 범위를 넓히기에 적합합니다.
출처
Meghan O'Doherty, "AI is automating procurement; it's also creating jobs leaders aren't ready for", Supply Chain Management Review, 2026년 2월 18일